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소미미디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일본에서 서점대상 2위를 수상한 작품이다. 그래서 한국어 판본 출간 당시 서점대상 2위라면서 크게 홍보했던 바 있다. 필자 또한 그렇게 홍보했던 시기에 구입했고 몇 달이나 늦었지만 이제와서라도 생각을 적어볼 까 한다.

제목이 충격적이어서 화제였던(정확히는 노골적이어서 화제였던), 이 작품의 작가는 그동안 계속해서 경소설 공모전에 글을 투고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었고, <소설가가 되자>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문피아나 조아라 같은 웹 소설 사이트(사실 우리나라 쪽이 먼저다.)의 일종에다가 투고하였고 이것이 한 경소설 작가의 눈에 띄어 출판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작가가 실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실력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대중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작품은 경소설과 일반소설 사이에 있는 굉장히 애매한 위치의 작품이다. 즉, 잘못하면 경소설 독자층도 일반소설 독자층도 읽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는 당연히 출판사의 기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작가의 늦은 데뷔가 납득이 간다. 그리고 그 탓인지 작가가 갖고 있던 일반 문학적 특성이나 고유의 필체에서도 경소설적 요소가 진하게 녹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와는 별개로, 소설 전체에서 감도는 암울한 기운과 슬픈 감정은 라이트노벨에선 찾기 어려운 이 작품만의 고유 묘사를 통해 완성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도록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생존이 불가능한 불치병을 안고 사는 여주인공의 억지로 밝은 척하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는 모습을 보고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 주인공의 의도적인 무시와 작가 특유의 문장력이 더해져 마치 옆에서 그런 사람을 보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결말이 그토록 충격적이었다고 하는 출판사의 말은 분명 잘못되었다. 작품 초반에 연쇄 살인마 내용이 나와서, 이걸 보고 앞으로 이 아이가 연쇄 살인마에게 살해당하겠구나, 하고 예측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버렸다. 오히려 출판사의 말 때문에 그걸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 그 부분은 누구나 눈치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뜬금없는 부분이라서 이 작품 전체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좋다고 느끼는 것은 그렇게 살해당한 뒤의 이야기가 밝은 편이라는 점, 남주인공을 거부하던 여주인공의 친구가 어떻게 친해졌는지에 관한 묘사를 생략하지 않았던 점, 그리고 죽고 나서도 친구들 곁을 맴도는 듯한 묘사에 묻어나는 여주인공의 본래 성격을 잘 보여준 점 등이 맘에 들어서이다. 작품의 마지막 중에서도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남주인공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도 독특했다.

만약 이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계획대로 진행한 여름 여행이 즐거웠을까. 조금 더 이야기가 이어져서 여 주인공은 남은 기간동안 행복하게 잘 지냈을까. 이미 완성된 작품에 만약이란 없지만, 필자는 그렇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앞선다. 분명 여 주인공은 마자막까지 약을 투병하며 때론 두 친구들과 함께 조금이나마 고통을 나눴을 거란 생각은 들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졌으니까 마지막까지 웃으며 갈 거라 생각은 하지만, 차라리 그렇게 연쇄 살인마에게 죽는 것이 그녀에겐 편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것으로 주변인의 고통은 생겨나겠지만, 그렇게 죽으나 이렇게 죽으나 시기가 앞 당겨질 뿐 고통은 반드시 생겨나기 마련인 일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준비하고도 예상보다 일찍 죽어 생기는 남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심리를 생각해보면 죽음에는 늘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나, 싶다. 작가는 분명 이렇게 준비를 해도 허무하게 죽는 게 허다한데, 그렇다면 준비를 해 두는게 그나마 낫지 않겠냐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필자의 추측일 뿐이지만, 이 책을 읽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한 번 고민해볼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생각을 해 본 것이 스티브 잡스 서거 이후 처음이라 익숙한 주제였지만 그래도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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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016) Train To Busan

평점 7.3/10
액션/스릴러
한국
2016.07.20 개봉
118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연상호
(주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김의성, 최우식, 소희

(C) 2016-2017 연상호, NEW, 레드피터 / 정보제공: Daum 영화


사실 필자는 한국영화를 고르는 게 굉장히 약한 편이다. 그렇다고 일본 영화만 계속 본 것은 아니고, (포켓몬 영화 리뷰만 올라와서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그냥 그건 팬심이다.) 영화보다는 책을 봤다. 예전부터 영상보다는 책을 좋아했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한국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이후 극장에서 보는 건 처음이다. 사실 그래서 <부산행>은 내가 고르고 싶어서 고른 게 아니라 친구랑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고를 만한 게 없어서였다.
이미 필자가 보러 갔을 때는 8월 달이어서 <부산행>이 어떤 내용인지는 대강 알고 있었다. 좀비 재난 영화이라는 것 정도이지만 그때문에 오히려 고르지 않았다. 필자의 취향은 재난영화나 공포영화, 스릴러와 같은 것 보다는 드라마, 청춘 분야 영화를 훨씬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랬다.

그런데 이 영화를 상영 중간에 보러 들어간 바람에 아이와 아빠(공유)가 KTX를 탄 후의 모습부터 밖에 볼 수 없었다. 근데 문제는 이 장면부터 서서히 좀비가 얼굴을 내민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겁 한가득 먹고 들어갔다. 하필이면...

그래도 KTX 내부에선 처음에 굉장히 고요했기 때문에 그나마 마음 놓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좀비는 상시 KTX에 탑승중이었기 때문에 필자로썬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긴장과 걱정은 다양한 형태로 현실이 된다.

필자는 좀비영화의 첫 타자가 이 영화라서 평소 좀비의 특성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빛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학교 생활!>도 그렇고 그런 설정은 적은 편인 듯 했다. 아무튼 이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들이 열차에 한가득 갇혀 있을 때, 다른 생존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갖가지 방법으로 좀비들 눈 밖에 나지 않고 탈출하는 장면은 필자로써도 굉장히 숨죽이는 장면이었음은 분명하다.

이 영화를 본 후 한참 후 생각난 것은, 이 영화가 단순히 재난영화로써의 메세지를 구사하려고 하는 것 보다도, 실제로는 진정한 가족간의 사랑, 특히 아이를 향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또 소중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남기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속리산 고속 상무라는 사람은 무한 이기주의적인 국내 사회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그 어떠한 사람도 재치고 자신만 살려다 최후를 비참히 맞이하는 모습은 그렇게 추할 수가 없는 모습이다. 반대로 똑같이 열차에서 떨어져 죽지만 마지막 순간에 행복했던 일들을 되새기며 욕심을 버리고 곁을 떠나는 모습은 감히 따뜻하고 아름다웠다고 할 수 있었다.

본 영화가 국내 재난영화 중에서는 좀비를 첫 도임한 영화라고 알고있다.(만약 아니라면 댓글로 알려주기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해외 언론과 평론가들이 말하듯 이 영화는 좀비의 도입이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주는 '가능성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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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8.5/10

애니메이션/어드벤처/판타지
2016.12.22 개봉
94분, 전체관람가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주연) 마츠모토 리카(한지우), 오오타니 이쿠에(피카츄)
누적관객 282,419명(한국기준)
출처: 다음 영화

2006년 <바다의 왕자 마나피> 이후 계속 시기 좋지 못하게 겨울에 개봉하는 포켓몬스터 극장판의 포켓몬스터 20주년 기념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는 특별히 TVA(TV 애니메이션)에서 각본을 쓰던 각본가가 특별히 채용되었다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 포켓몬스터 극장판 10주년 기념이었던 <펄기아VS디아루가VS다크라이>에서의 배틀을 <후파:광륜의 초마신>에서 규모확장했다면, 이번 판은 어찌보면 <펄기아VS디아루가VS다크라이>의 다음 편이었던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와 약간 유사합니다.
(그래서 2017년에는 아르세우스 초극의 시공으로와 닮은 작품을 내려나 했더니 포켓몬스터 무인편 1화를 영화화 하겠다고 하더군요.)
포켓몬스터 극장판은 BW의 애니 폭망을 본받아 BW 극장판부터 그 질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평을 받는데요, 이는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15주년을 기념한 케르디오 편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BW부터 막장화된 극장판 줄거리에 개연성을 찾아볼 수 없는 케르디오라는 포켓몬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이후 극장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안보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 또 생각만큼 다시금 괜찮은 품질의 극장판이 나오지 않자 결국 줄거리나 내용은 좋았지만 포켓몬의 비인기로 망해버린 <물의 수호신 라티오스 라티아스(순서가 좀 헷갈리네요.)>의 역대 극장판 최저 수입 기록을 XY 극장판에서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극장판은 각본가가 TVA 각본가로 교체되어서 그런지 옛날 포켓몬스터 DP 극장판 일부를 떠오르게 하기까지 하는 내용이라 오랜만에 살짝 감동했습니다만, 이번 일본 및 한국의 부족했던 흥행은 첫째, 포켓몬스터 XY&Z의 내용 마무리가 시청자들이 바라는 방향이 아닌 내용을 과도하게 질질 끄는 내용을 계속 유지해(사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우리도 이렇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의견을 조심스래 밝힌바 있고 이에 대량 사퇴를 한 것인지는 몰라도 포켓몬스터 썬&문에서는 작화 붕괴부터 재미없는 개그까지 총체적 난국을 찍가 있는 모습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외면을 불러왔고 두번째, <너의 이름은.>의 계속된 흥행(일본 기준, 한국에서도 2017.01.04에 개봉하면서 영향을 주기는 했다.)이나 <하이큐>극장판, 기존 한국영화, 라라랜드, 씽 등 다양한 인기 애니메이션 및 작품들이 개봉하는 시기에 개봉하여 경쟁 자체가 어려웠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문제이리라 생각합니다.
대여판으로 이미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어느정도 원래의 퀄리티를 보여줘서 다행이고 다음 작품인 1화 리메이크는 제발 제대로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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